“물고기 형태 바뀐다”…日학자, 오염수 발언 후 강연 취소

입력 2023-11-08 14:09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저장 탱크가 설치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모습.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던 여성학 학자 강연이 취소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강연을 주최한 지방자치단체는 “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억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여성학자로 활동하는 다지마 요코(82) 전 호세이대 교수는 지난 9월 24일 한 지역 민방에 패널로 나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며 “바다가 오염되거나 물고기 형태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또 오염수 조사를 위해 방일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에 대해 “(안색이 나쁘지 않나. 전혀 기운이 없다”고 말했다.

다지마 전 교수 발언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관련 글에는 “풍평(소문)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방송 3일 뒤 도쿄 시나가와구는 다지마 전 교수가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던 ‘남녀공동참여추진 포럼’ 행사를 취소했다.

당초 시나가와구는 이 포럼을 11일 진행할 계획이었다.

시나가와구는 이와 관련해 “방송 3일 뒤 회의를 열고 풍평 피해로 상처받는 분이 있을 수도 있어 혼란을 피하기 위해 행사 개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도쿄신문에 설명했다.

다만 시나가와구는 홈페이지에서는 “여러 사정으로 중지하겠다”며 짧게 안내했다.

일부 지역 인사들은 이 같은 결정이 “표현의 자유에 저촉된다”며 중지 철회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말했다.

시나가와구 ‘구민유지’는 지난 6일 시나가와구에 문서를 보내 “정부 뜻을 따르지 않은 발언을 했다고 강사를 자르는 일은 언론·표현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예정대로 강연을 열 것을 촉구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