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비관으로 7㎞ 역주행… 버스가 막아세웠다

입력 2023-11-08 10:10 수정 2023-11-08 11:29
사진=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영상 갈무리

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던 차량을 버스가 막아서면서 큰 피해를 막은 사연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역주행 차량 운전자는 신변을 비관해 역주행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방송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는 고속도로에서 야간 역주행 차량을 막아 세운 버스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버스는 승객 24명을 태우고 대구에서 경북 구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버스 승무사원 A씨는 운전 중 고속도로 전광판에 뜬 역주행 차량 경고 문구를 발견했다.

사진=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영상 갈무리

그러던 중 역주행 차량과 맞닥뜨린 버스 승무사원은 혹시 모를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 핸들을 틀어 막아섰다. 역주행 차량이 후진으로 빠져나가려 하자 버스는 전진해서 다시 막아 세웠다. 대치 상황이 계속되자 역주행 운전자는 체념한 듯 차 안에서 흡연을 하고 조수석에서 머리를 내미는 등 수상한 행동을 이어갔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는 “왜 나를 이렇게 대하느냐, 차 빼면 되지 않느냐”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물건을 집어 던지며 난동을 이어갔다. 경찰도 제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A씨가 내려서 운전자에게 다가가 “왜 역주행을 했느냐”고 물으며 대화를 시도했다. 한참 대화를 나눈 끝에 진정된 운전자가 버스 승무사원에게 차 열쇠를 넘겼고, 상황은 마무리됐다.

A씨는 “(운전자에게) 역주행한 진짜 이유를 물어보니 신변을 비관해 그랬다고 하더라”며 “승객들의 협조로 가능했던 일이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잘 극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씨는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도로공사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역주행 차량 운전자는 음주나 마약을 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버스 승객들은 대형 사고를 막은 버스 승무사원의 기지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한블리’에는 도로에서 몸싸움하던 커플의 사연과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해 달리는 택시로 뛰어든 남성의 사연도 소개됐다. 이날 방송분은 3.1%(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