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조치 둘째 날인 7일 주식시장의 대차거래 상환 주식 수가 평소보다 4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는 전날 이뤄진 대차거래 상환 주식 수가 1억2223만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평소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규모이다. 올해 하루 평균 대차거래 상환 주식 수는 3043만주에 불과했다.
대차거래는 대여자가 유가증권을 유상으로 빌려주면, 차입자는 계약종료 때 같은 종류 같은 양의 유가증권으로 상환하는 장외거래를 말한다. 대차거래에서 주식을 상환하면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그만큼 갚았다는 뜻이 된다.
7일 대여자와 차입자 사이의 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 체결 주수’는 4665만주로 집계돼 총 7558만주가 순상환됐다.
공매도 선행 지표로 사용되는 대차거래 잔고는 20억5435만주에서 19만7877만주로 줄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9조3887억원에서 82조2207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차거래 주식이 모두 공매도에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주가연계증권(ELS) 거래 설정이나 차익·헤지 거래 등에도 이용되기도 한다. 다만 대차거래 잔고 규모가 커지면 잠재적으로 공매도 대기 물량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날 대차거래 주식 상환 수는 금융투자협회가 2008년 10월 20일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로 13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역대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대차거래 상환 물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코로나19 시기에 이루어진 금지 조치 시행 이튿날이던 2020년 3월 17일이다. 당시 하루동안 1억9850만주가 상환됐다.
정부의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내년 6월 말까지 시행된다. 이번 조치는 금융위기(2008~2009년), 유럽 재정위기(2011년), 코로나19 팬데믹(2020~2021년) 시기에 이어 네 번째이다. 다만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된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