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 소도시 시장이자 목사였던 40대 남성이 취미로 여장 활동을 한 사실이 폭로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NBC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리 카운티에 있는 소도시 스미스 스테이션의 시장이자 침례교 목사인 버바 코플랜드(49)가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여성 옷을 입고 화장한 모습을 SNS에 게시해 왔다는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이다.
2016년 시장에 당선됐던 코플랜드는 여성 옷을 입고 화장한 모습의 사진과 함께 성 정체성이 지난 1일 보수 성향 매체 ‘1819뉴스’에 의해 공개됐다.
앞서 보수 성향 매체 ‘1819뉴스’는 코플랜드가 ‘브리트니 블레어 서머린’이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 비공개 계정을 운영해 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계정에는 코플랜드가 브래지어 등 여성 속옷을 착용하고 여장한 사진이 다수 게재돼 있었다.
해당 보도 이후 코플랜드는 “단지 스트레스 해소 차원의 취미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문제의 계정을 삭제했다.
코플랜드는 신도들에게 “인터넷 공격의 대상이 됐다”며 “나는 잘생긴 남자도, 아름다운 여자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유머를 위해 집에서 아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로 인해 내 인생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부끄러워할 것이 없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코플랜드 사망 이후 현지에서는 1819뉴스의 ‘아우팅’(본인 동의 없는 성 정체성 공개)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더그 존스 전 앨라배마주 상원의원은 “코플랜드가 (1819뉴스로부터) 받은 취급은 슬프고 역겨운 일”이라며 “우리는 독선적인 이들이 가장 큰 돌을 던지는, 비열하고 쓰라린 세상에 살고 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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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