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시설 1만곳 이상을 타격했고, 100개가 넘는 지하터널 입구를 파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일 (현지시간) 오후 TV 연설에서 “가자시티는 포위됐다”며 “우리 군이 그 안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매일 매시간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제껏 하마스가 보지 못한 힘으로 남부에서 전쟁이 진행되는 중”이라며 “수천명의 테러리스트들이 지상과 터널에서 제거됐으며 지상작전을 통해 하마스 지휘부와 진지, 땅굴 등 다수를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하마스가 결코 도달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을 지점까지 이르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에서 학습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지금까지 1만4000개가 넘는 가자지구 내 하마스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100개 이상의 지하터널 입구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민간 기반시설 등에 숨겨 놓은 로켓 등 4000여점의 무기도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네타냐후 총리 연설 직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IDF)은 지금 가자시티의 심장부에 있다”며 지상전에 돌입한 사실을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가자시티는 역대 최대 규모의 테러 기지”라면서 “이스라엘 지상군이 공군 및 해군과의 완벽한 협력하에 모든 방면에서 가자에 있는 테러 조직의 요새로 진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군의 움직임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IDF 병력은 북부와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진입했다”며 “도보로, 또는 장갑차와 탱크 등을 타고 공병들과 함께 전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가자지구 테러리스트들과 기반시설, 지휘관, 벙커, 통신소 등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가고 있으며, 가자 주변에서 올가미를 죄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추격 중인 하마스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에 대해서는 “그는 벙커에 숨어 있으며 동료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은 ‘일시적 정전’ 등 국제사회의 요구를 일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 인질들의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연료 반입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을 멈출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갈란트 장관도 “나에게 있어 최우선은 짐승들에게 잡혀 있는 인질들”이라며 “인질 석방 없이 인도적 정전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하마스 소탕을 위한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통치하지는 않을 것이며, 하마스 역시 이 지역의 통치자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