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수류탄’ 번역 오류로 테러범 몰린 관광객

입력 2023-11-08 00:05 수정 2023-11-08 00:05
르투갈 리스본의 한 식당 앞에서 관광객 A씨가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포르투갈을 여행하던 외국인 관광객이 음료를 주문하려다 경찰에 체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관광객이 번역기를 이용해 석류 음료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석류’가 ‘수류탄’으로 오번역되면서 테러범으로 오인된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매체 코레이오 다 마냐에 따르면 리스본을 여행 중이던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한 남성이 지난달 27일 도심의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포르투갈어를 할 줄 몰랐던 남성은 석류 음료를 주문하고자 휴대전화 번역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그는 ‘석류’ 단어를 번역한 뒤 포르투갈어로 문장을 완성해 레스토랑 직원에게 보여줬다.

하지만 단어가 잘못 번역돼 ‘석류’가 아닌 ‘수류탄’으로 보여졌고, 해당 번역을 본 직원은 이 손님이 “수류탄을 갖고 있다”고 쓴 것으로 오해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러시아어로 석류(Гранат)와 수류탄(Граната)의 발음이 유사한데, 번역 앱이 이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오류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바로 남성을 제압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경찰은 남성의 신체뿐 아니라 호텔방까지 수색했으나 어떤 위협적인 무기도 나오지 않았다. 남성은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에도 등록돼 있지 않아 경찰은 대테러 부서에까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무런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자 경찰은 이 남성을 풀어줬다.

매체는 이 사건이 유럽 각지에서 테러 위협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분석했다. 포르투갈 경찰과 대테러 부대는 지난달 정부가 테러 위협을 한 단계 격상한 이후 포르투갈 전역에서 높은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