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빠진 차량서 1시간 버틴 50대…그 차 홍보대사 됐다

입력 2023-11-07 14:30 수정 2023-11-07 16:24
지난달 23일 경북 경산 화곡저수지에 차량이 빠져 가라앉고 있다. 경산소방서 제공

저수지에 가라앉은 차량 안 에어포켓에서 1시간여동안 버티다 구조된 생존자가 자신의 목숨을 구한 차량을 홍보하는 명예 엠버서더로 위촉됐다.

제너럴모터스(GM)은 지난 6일 서울 강남의 ‘더 하우스 오브 지엠’ 매장에 생존자 박경란(56)씨를 초청해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명예 엠버서더(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박씨에게는 수백만원 상당의 주유권, 2년 또는 4만㎞ 보증기간이 연장되는 쉐보레 플러스 케어 서비스 등도 축하 선물로 전달됐다.

경북 경산소방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전 7시14분쯤 박씨가 몰던 트럭이 경산 용성면 곡란리 회곡저수지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했을 땐 차량이 가라앉아 수면 위에선 찾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수면 아래 차량 위치를 파악한 구조대원들은 수중 수색을 시작했고, 수심 5m 지점의 차량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박씨를 발견했다.

잠수복과 장비를 착용한 경북 경산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이 화곡저수지에 가라앉은 승용차의 운전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산소방서 제공

박씨는 당시 차량 안에 생긴 ‘에어포켓’에서 숨을 쉬며 1시간가량을 버텼다. 구조된 뒤에도 가벼운 저체온증 외에 다친 곳 없이 멀쩡한 상태였다고 한다.

박씨는 이날 행사장에서 “(차량) 전면 유리가 모두 금이 간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깨지지 않았고, 차 문 사이에서도 물이 들어오지 않아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사고 이후 똑같은 차량을 구매했다.

지난 6일 GM 콜로라도의 명예 엠버서더로 위촉된 박경란씨(앞줄 가운데)와 헥터 비자레알(뒷줄 맨 왼쪽) GM 한국사업장 사장. GM 제공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불의의 사고 상황에서도 기적적으로 안전하게 구출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구조를 위해 노력해 주신 경북 경산소방서 구조대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박씨가 운전한 GM의 콜로라도는 2019년 한국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1만4468대가 팔린 중형 픽업트럭이다. 국내 수입 픽업트럭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이 차량은 8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3.6L 6기통 엔진이 최대 312마력의 출력을 낸다. 국내에선 캠핑, 차박, 트레일러 견인 등 다목적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