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으로서 큰 영광 다 이뤘다”… 결단 시사?

입력 2023-11-07 13:52 수정 2023-11-07 21:07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주변 인사들에게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고 언급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당 혁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상대로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백의종군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행보를 고심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1기 지도부’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대표의 울산 출마 포기를 기정사실로 봐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여러 가지로 고민할 것으로 안다”면서 김 대표가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당내 친윤계 의원 등을 향해 ‘내년 4월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뒤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울산 남구을이 지역구인 4선 의원이다.

유 의원은 김 대표가 앞서 당대표, 원내대표, 울산시장 등을 두루 거친 과정을 설명했다면서 “충분히 당과 국가 발전의 측면에서 이제는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 의원은 국민일보에 “이 발언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김 대표가 한 발언으로, 혁신위 요구과는 무관하다”며 “보선 패해 이후 대표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야당에서 김 대표의 경기도 김포 출마 목소리가 나온 데 대해선 “참 뜬금포”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포가 ‘메가 서울’에 편입되는 것에 대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의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은 스스로 싹 벗어나고 갑자기 김 대표의 김포 출마, 전혀 연계점이 없지 않나”라며 “적절치 못한 공격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유의원은 다만 “김포 카드도 누군가는 또 결정을 할 수 있겠지만, 당대표가 총선을 지휘하는 측면을 항상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열 가지 수 중에 하나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