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을 지속해 교사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지목된 대전 학부모가 이사 간 동네로 추정된 곳에 현수막이 나붙었다.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는 “개과천선해서 우리 동네에 이사 온 거니? 아님 또 사건 만들려고 이사 온 거니?”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또 “계산초 학부모는 당신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선생님들의 편에 서서 선생님들을 보호해 드릴 것입니다”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악성 민원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 A씨가 입장을 해명하는 글에서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아이의)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고 표현한 것을 패러디해 “뺨에 손이 맞지 않게 조심히 다니시오!”라는 문구도 보였다. “계산동이 우습니? 만만해?”라는 격앙된 문구 역시 시선을 잡았다. “니 자식만 귀하냐! 내 자식도 귀하다!”는 현수막은 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샀다.
지난 4일 대전 유성구 이 지역 커뮤니티에 숨진 교사의 가해자 중 한 학부모와 학생이 이 지역으로 이사를 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A씨의 자녀는 지난 3일 이 지역 한 초등학교로 전학을 왔고, 이곳에서 학원에 다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학부모들이 “왜 우리 동네냐”는 성토를 이어갔다.
앞서 고인이 된 교사는 지난 9월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대전 교사노조와 동료 교사들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 등으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