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27)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그의 치밀한 사기 행각이 주목을 받고 있다. 30년 넘게 검사 생활을 한 베테랑 변호사조차 “나도 속을 정도”라며 놀라워했다.
임채원 변호사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씨의 사기 행각에 대해 “그동안 수사를 해보면 사기꾼들 사기 수법은 평생 한 가지 내지 두 가지인데 전청조는 13가지 수법을 뒤섞어 썼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접근하기 어려운 재벌 이야기에 고급 외제차와 명품백을 선물하는 등 물량 공세를 펼쳤다”며 “처음에는 약간 의심하지만 어느 순간 그 사람이 하는 대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미안한 마음 때문에 상대방에게 우호적인 태도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임 변호사는 물량 공세를 일종의 ‘최면’이라고 했다. 그는 “자기가 재벌 3세라는 걸 과시해서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었다”며 “계속 물량 공세를 한 것도 최면에서 깨어나지 않아야 더 큰 사기를 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사기꾼들이 많이 하는 ‘유명 인사를 안다’는 병풍 치기도 했다”며 “‘남현희와 결혼할 사람’이라는 말로 자신을 신뢰하게끔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전씨가 남씨를 찾아가 ‘펜싱 프로급 수준인 사람(일론 머스크)과 조만간 시합하는데 당신에게 배워서 꼭 이기고 싶다’고 말한 것은 고도의 심리전인 것으로 진단했다. 임 변호사는 “승부사인 남현희로서는 한참 어린 사람이, 자기처럼 왜소한 사람이 ‘꼭 이기고 싶다’며 승리욕 강한 그런 모습을 보였을 때 도와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생겼을 것”이라며 “나한테도 ‘당신이 최고야’ 그러면서 한참 어린 사람이 도움을 청하면 돕고 싶은 마음이 막 든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그러면서 “전청조처럼 모든 수법을 치밀하게 동원하면 속을 수밖에 없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