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잘 못 챙겨…학교 밖 청소년, 넷 중 하나 아프다

입력 2023-11-06 18:20 수정 2023-11-06 18:51
지난 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본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윤웅 기자

학교 밖 청소년 4명 중 1명은 즉석식품을 매일 섭취하거나 아침을 거르는 등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건강 질환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여성가족부가 9∼18세 학교 밖 청소년 56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건강 검진 분석결과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중 25.9%에 해당하는 1462명이 질환 의심자로 나타났다.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중복)을 보면 신장 질환이 10.0%(563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혈압 7.0%(393명), 이상지질혈증 3.4%(195명), 간장질환 3.4%(193명) 순이었다. 해당 질환을 2개 이상 가진 청소년은 18.4%(269명)이었다.

간염 검사를 진행한 4598명 가운데 72.2%(3320명)는 B형 간염 접종이 필요한 상태였다. B형 간염 면역자는 27.7%(1272명)에 불과했다. C형 간염이 의심되는 청소년은 7명(0.2%)이었다.

구강검진을 받은 4147명 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31.6%(1312명), 주의가 필요한 경우는 10.7%(445명)였다. 5명 중 1명은 충치가 있었고, 평균 충치 개수는 2.7개였다.

선택 검진을 받은 1661명 중 성병의 일종인 매독이 의심되는 청소년은 3명(0.2%), 클라미디아는 8명(0.5%)이었다. 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와 임질이 의심되는 청소년은 없었다.

신장 질환, 고혈압 등 성인들이 앓는 질환을 10대 청소년들에게서 많이 나타난 배경엔 좋지 않은 식습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청량음료, 햄버거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즉석 음식을 섭취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 즉석음식 매일 섭취율은 9~12세 11.9%, 13~15세 15.8%, 16~18세 22.5%로 나타났다.

규칙적인 아침 식사를 하는 비율의 경우 9~12세는 82.3%로 높았지만 13~15세 65.8%, 16~18세 40.4%로 연령이 올라갈수록 그 비율이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에 주 3회 이상 땀이 나거나 숨이 찰 정도로 운동을 하는 비율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낮아졌다.

뉴시스.

여가부는 질환 치료가 필요한 이들에게 각 시군 구청을 통해 치료비와 수술비 등을 지원하고, 내년부터 검진 기본 항목을 17개에서 안질환, 귓병, 피부병, 허리둘레, 고밀도·저밀도 등을 포함한 26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에서 건강검진 홍보를 확대하는 등 학교 밖 청소년들이 정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질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