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취재진에게 “(4시간 조사 동안) 웃다가 끝났다”며 농담을 건넬 정도로 결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그는 “수사기관에서 빨리 입장표명을 해 달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6일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 혐의를 받는 지드래곤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4시간가량 조사했다. 1시30분쯤부터 시작된 조사를 마치고 오후 5시20분쯤 지드래곤은 경찰서 앞으로 걸어 나왔다.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나온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응했다.
지드래곤은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고, 정밀검사도 긴급으로 요청했다”며 “이제부터는 수사기관이 부디 결과를 빨리 내 입장을 표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휴대전화도 제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출하지 않았다. 추후 필요에 의해서 제출할 목록이 있으면 제출하기로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네 시간 동안 조사받은 내용을 묻자 “웃다 끝났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당황한 취재진이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 하자 그는 “장난이다. 지금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경찰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서 나온 거고 경찰 또한 나의 진술을 바탕으로 수사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답하면서 그는 웃기도 하고 어깨를 으쓱해 보이면서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했다.
추가 소환 조사 요청이 있을 경우 응할지에 대해선 “부르면 와야겠죠”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 조사가 무리한 조사였다고 생각하는지 묻자 “마약 범죄와 내가 관계가 없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서 나온 조사니까 무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좋은 쪽으로 더 무리를 해주셨으면 좋겠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더 이상 무리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켜보는 팬과 대중에게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면 좋겠다. 믿고 기다려 달라”고 인사를 남기고 차량으로 향했다. 그는 평소처럼 두 손을 가슴팍에 모으는 합장 인사를 하면서 경찰서를 걸어 나갔다.
이날 조사는 지드래곤이 지난달 22일 피의자로 형사 입건된 이후 처음 진행된 수사 일정이다. 현재까지 그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경찰이 추정하는 범행 시점이나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채취한 소변과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감정을 할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간이 시약 검사는 5∼10일 전에 마약을 했다면 양성 반응이 나온다. 다만 그 이전에 투약한 경우는 감정하기 어렵다.
현재 인천경찰청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나 내사 중인 인물은 지드래곤을 비롯해 배우 이선균 등 모두 10명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 유흥주점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를 구속하고 지드래곤과 이선균 등 4명을 형사 입건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