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야권 ‘정권 퇴진 시위’ …경찰, 1주간 8000명 체포

입력 2023-11-06 17:58 수정 2023-11-06 18:01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지난달 28일 열린 야권의 총리 퇴진 시위에 맞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경찰이 최근 1주일 동안 약 8000명의 야권 인사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에선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최대 일간지 ‘프로톰 알로’는 최근 1주일 새 최소 7835명의 야권 인사가 체포됐다고 전날 보도했다.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등 야권은 지난해 9월부터 집권 아와미연맹(AL)의 셰이크 하시나 총리 정부 사퇴 및 총선 관리용 중립정부 구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달 28일에는 수도 다카에서 10만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를 전개했고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숨졌다.

경찰은 경찰관 사망을 계기로 야권 활동가 수천 명을 체포하고 162명 이상의 야권 지도자를 경찰관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하시나 총리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야권과 대화하라는 요구에 대해 “방글라데시 국민은 살인자들(야권)과 어떤 대화도 원치 않는다”며 대화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는 BNP가 폭력에 의존함으로써 ‘테러리스트 정당’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BNP가 폭력을 멈추지 않으면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야권의 총리 퇴진 시위. AFP연합뉴스

1996년부터 5년간 총리를 지내고 2009년 두 번째로 총리직에 올라 집권 중인 하시나 총리는 내년 총선을 통해 집권 연장을 노리고 있다.

하시나 총리의 오랜 라이벌이자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칼레다 지아 BNP 총재는 부패 혐의로 17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이다.

방글라데시에서는 1991년 이후 군부의 지원을 받은 과도정부 시기인 2007∼2008년을 제외하고는 AL과 BNP가 번갈아 집권해왔다.

송세영 선임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