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슨이 뿌린 ‘팀 농구’…DB, ‘원주 산성’ 재건 초읽기

입력 2023-11-06 15:55 수정 2023-11-06 17:41
원주 DB의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오른쪽)이 지난 3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득점 후 이선 알바노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BL 제공

원주 DB의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이 폭발적인 득점력과 동료들을 돕는 이타적 플레이로 연승 행진을 이끌고 있다. 로슨이 주도하는 ‘팀 농구’에 선수 전원이 고르게 참여하면서 DB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슨은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 후 6경기를 치른 6일 평균 30.3득점 9.7리바운드로 활약하고 있다. 이 기간 DB는 패배 없이 6연승을 달리며 1위에 올랐다. 지난 세 시즌 9위와 8위, 7위를 차례로 기록하며 하위권을 전전했던 DB는 로슨의 활약에 힘입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로슨의 기록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어시스트다. 평균 4.8개를 기록 중인데, 지난 시즌 고양 캐롯(소노의 전신)에서의 기록(3.3개)보다 크게 올랐다. 로슨은 202㎝의 큰 키를 앞세워 내외곽 득점에 두루 능하다. 동시에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패스로 팀 공격 전반을 조율하고 있다.

DB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아시아쿼터 선수 이선 알바노는 올 시즌 달라진 점으로 ‘로슨의 합류’를 꼽았다. 동료를 적극 활용하는 로슨 덕분에 조직력을 극대화하고 공수를 쉽게 풀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DB 김주성 감독은 자신이 현역 시절 어시스트 능력이 탁월한 로슨을 만났다면 손쉽게 득점을 올렸을 거라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같은 로슨의 플레이는 팀 전체에 정착하는 모양새다. 알바노(어시스트 6.17개), 강상재(3.83개) 등도 동료들을 돕는 플레이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민수 최승욱 김영현 등 식스맨들은 주축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 득점에 가담하며 제 몫을 해내고 있다.

DB는 전날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한때 19점 차 열세를 딛고 90대 79 역전승을 거뒀다. 로슨(36점)을 중심으로 알바노(14점) 김종규(13점) 강상재(10점) 등 팀 전체가 일궈낸 값진 승리였다.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DB는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에 개막 6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프로농구 개막 최다 연승 기록(8연승)까지 넘보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