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무섭네” 나무·타워크레인도 넘어뜨린 강풍·호우

입력 2023-11-06 15:54
전국 곳곳에 강풍 특보가 내려진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윤웅 기자

가을 막바지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돌풍이 불면서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나무·타워크레인이 강한 바람에 쓰러지는가 하면 초등학교가 침수되고 낚시객이 고립되면서 위험한 상황도 발생했다.

인천시와 인천소방본부는 전날부터 6일 오후 2시까지 총 50건의 풍수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2시31분쯤 강화군 양도면 낚시터에서는 낚시객 3명이 차오른 빗물에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구조됐다. 인천 서구 연희동 아시아드경기장 사거리 도로가 침수되고, 남동구 만수동 장수고가차도 인근에서 차량이 빗물에 잠겼다. 오후에도 강풍이 지속되며 강화군 양도면에서 전선이 끊어지고 서구 청라동에서 신호등이 쓰러지기도 했다. 오전 8시쯤 동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강해진 빗줄기에 지하가 잠겨 119대원들이 10t 상당의 빗물을 빼냈다. 인천과 인근 섬을 오가는 여객선은 휴항 중인 인천∼제주도 항로를 제외한 모든 항로가 통제된 상태다.

강원도에서도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총 38건의 호우 관련 신고가 들어왔다. 오전 7시12분쯤 인제군에서는 50대 A씨가 차 안에 고립돼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경남 지역에서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김해시 부곡동에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와 도로가 침수됐다는 119 신고 14건이 들어왔다. 오전 7시쯤에는 울산 동구 한 기업체에서 10t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 인근에 작업자가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전 5시48분에는 하동군 횡천면에 대나무가 쓰러져 차량 파손이 우려된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긴급 대응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누적 강수량은 서귀포 73.5㎜, 경남·양산 71㎜, 경기 용인 65.6㎜, 강원 춘천 59.5㎜, 전남 완도 59.2㎜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내일(7일) 오전까지 매우 강한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니 시설물 파손과 낙하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 농작물 피해 등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