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내년 총선 ‘민주당 200석’ 발언을 문제 삼으며 긴장과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200석 확보’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고 한다.
내년 총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오만과 교만으로 비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200석’, ‘야권연합 200석’ 발언에 대한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모든 선거를 앞두고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며 당내 분위기를 다잡을 것을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탄희 민주당 의원의 200석 발언이 나온 배경에 대해 회의 참석자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듣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참석자는 이 의원 발언에 대해 “거대 양당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력과의 연합정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 대표에게 설명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 의원 발언의 진의와 관련해 “민주당 단독 200석이 아닌 진보 진영 등 야권 연합 200석이라는 취지”라며 “야권이 힘을 모을 때 내년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논리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수긍하면서도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상황인 만큼 당 지도부에 겸손한 자세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자만심에 빠지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일 MBC 라디오에서 “내년 총선의 최대 목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묻지마 거부권’을 행사하는 기반을 최소한으로 축소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야권) 연합 200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 출마 예정인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1일 KBC광주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 수도권을 석권하면 200석 못 하리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벌써부터 총선 낙관론을 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자칫 당 안팎에 번지는 총선 낙관론이 과거 이해찬 전 대표의 ‘20년 집권론’ 발언 후폭풍처럼 비화할 가능성에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