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엉뚱한 사람에 약 먹일 생각마라” 반발

입력 2023-11-06 10:06 수정 2023-11-06 11:08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겨냥해 “엉뚱한 사람에게 약 먹일 생각을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인 위원장의 “마음 아픈 사람이 부산에 있고 마음 아픈 사람이 환자” 발언에 응수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혁신의 대상이 서울에 있다는 당연한 말을 인정하지 못하고 아무리 다른 이야기를 해봐야 승리는 요원하고 시간만 흘러갈 뿐”이라며 “환자를 외면하고 엉뚱한 사람에게 약을 먹일 생각 그만해라. 억지봉합쇼라도 한다고 18개월간의 실정이 가리어지는가”라고 적었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메시지는 인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4일 이 전 대표 만나러 부산으로 향했다. 당초 예정되거나 합의된 일정이 아니었지만 혁신위는 “인 위원장의 평소 소신대로 전 당대표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은 오후 3시쯤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준석&이언주 톡!톡! 콘서트’ 현장을 찾았지만 이 전 대표와의 1대 1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향해 영어로 “내가 환자 같은가?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상태니 꼭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눠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교실 교수다.

인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전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의사인데, 환자는 서울에 있는 게 아니다”며 이 전 대표에게 응수했다. 인 위원장은 “마음 아픈 사람이 부산에 있고, 마음 아픈 사람이 환자”라며 “좀 만나서 얘기 좀 하자. 얘기 좀 들어주고, 위로할 것 있으면 위로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환자에 빗대자 인 위원장이 같은 단어로 이 전 대표를 맞받아친 것이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예고한 ‘신당 창당’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 위원장은 전날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신당을 만들면 서로 좋지 않다. 제 첫 메시지가 통합이다. 통합해야 한다. 신당을 발표하는 날까지 안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