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북서부 지역을 강타한 강진으로 사망자가 120명을 넘어섰다.
4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청은 전날 오후 11시47분쯤 네팔 북서부 카르날리주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최소 12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쿠버 카다야트 네팔 경찰 대변인은 “한밤중 발생한 지진으로 사람들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통신이 끊긴 곳이 많은 탓에 피해 정도가 제대로 파악되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네팔 경찰청에 따르면 지진의 진앙인 카르날리주 자자르콧에서 주민 92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쳤다. 자자르콧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약 400㎞ 떨어진 곳으로 인구는 19만명 정도다. 또 인근 쿠룸 지역에서도 36명이 사망하고 85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날이 밝은 뒤 네팔 당국은 구조 헬리콥터를 보내고 지상 보안군을 투입하는 등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을 주민들도 사망자와 부상자를 끌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현지인들이 어둠 속에도 무너진 집과 건물 잔해를 뒤져 생존자를 구출하는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푸슈파 카말 다할 네팔 총리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인명 피해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즉각 구조 작업에 나서도록 관련 기관들에 지시했다. 또 이날 오전 구조팀과 함께 헬기를 타고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번 지진은 전날 오후 11시 47분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약 500㎞가량 떨어진 카르날리주 자자르콧 지역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 규모는 5.6이며 진원 깊이는 11㎞다. 상대적으로 얕은 곳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약 500㎞ 떨어진 수도 카트만두는 물론 800㎞ 떨어진 인도 뉴델리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가 지나는 곳에 위치한 네팔과 인도 북부는 지진이 잦다. 지난 2015년에는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약 9000여명이 사망하고 건물 약 100만채가 파손됐다.
당시 강진의 영향으로 유서 깊은 사찰과 역사적 명소 등이 파손되는 등 60억 달러(약 7조800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