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살 남현희, 몰랐을 리 없다… 미필적 고의 인정될 상황”

입력 2023-11-04 10:52 수정 2023-11-04 11:46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 뉴시스

전 펜싱 국가대표로 활동한 남현희(42)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재혼 상대 전청조(27)씨와의 공범 의혹을 적극 부인하는 가운데,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만한 상황”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전씨와 관련된) 모든 금전 거래가 남씨가 한 것으로 돼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마흔둘이나 된 여성이, 경제활동을 했던 사람이 내 통장을 다른 사람에게 다 빌려준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명품부터 시작해서 차량도 아주 고급 차량, 4억 가까이 되는 차량도 사주고, 더군다나 남씨가 1억 이상 대출이 있었는데 그것도 지금 전씨가 갚아준 것으로 나온다”며 “생활비를 (남씨) 친정 식구들에게, 어머니에게 매달 그리고 막냇동생에게 매달 (보냈다). 그 액수로 따지면 아마 1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 상당한 액수가 이미 처갓집 식구들한테 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남씨가 운영하던 아카데미 이외에 전씨가 좀 더 고급 아카데미, 아이비리그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훨씬 더 비싼 강사료를 내는 그런 학원을 열었다”며 “그래서 학부형들에게 그 돈을 남씨 통장으로 입금을 받은 게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걸 ‘몰랐다, 나는 피해자다’라고 주장하는데, 성인 그것도 경제생활을 오랫동안 20년 이상 한 여성이 하기에는 부적절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설에 따르면 아마 알았을 것이라는 얘기”라고 했다.

이 교수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교수는 “고의라는 게 ‘나도 그러면 사기의 공범이다’ 이런 인식은 없더라도, 돈이 다 내 통장으로 들락날락하고 금전이 다 확인이 된 거면 미필적 고의라는 게 지금 인정이 될 만한 상황”이라며 “모른다고 주장할 뿐 사실은 안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전씨 역시 남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김민석 강서구의회 의원이 한 방송사에 제공한 전씨와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전씨는 “앞으로 남현희에게 터질 의혹이 많을 것”이라며 “저는 진짜 (남현희를) 이길 자신이 너무 없다. 혼자는 못 이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씨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남씨는 사기 공범이 아니다.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다”며 “전씨와 전씨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끄럽게 맞대응하기보다 조용히 수사에 적극 협조해 모든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