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국민의힘의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말로만 지방시대를 얘기하면서 서울 확장과 일극 체제로 간다면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이고, 어불성설이고, 양두구육”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정말로 웃픈(울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주 참담하고, 참 나쁜 정치이다. 그리고 참 나쁜 정치인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지방시대를 주장하는 윤 대통령은 왜 아무 말도 없느냐. 계속 침묵한다면 윤 대통령의 공약과 정부의 정책은 국민 사기극이었다고 하는 걸 자인하는 모양이 될 것”이라고 꼬집으며 “국민의힘이 김포시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정하고 특위까지 구성한 바로 그날 윤 대통령은 대전에서 열린 지방자치와 지역균형발전의 날에 참석, 그날도 지방시대를 주창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국민의힘을 향해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은 한마디로 서울 확장이고 지방 죽이기이다.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김포시민을 표로만 보는 발상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지적하며 “김포와 서울을 연결하는 지도를 보면 세상에 이렇게 생긴 도시가 있나 싶다. 그야말로 선거용 변종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다. 세계적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게리맨더링은 특정 후보자나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을 말한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과 관련해서는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하고 있다. 역대 정부는 일관되게 국토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추진해 왔다”며 “이것의 핵심은 과도하게 집중된 서울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서울의 과도한 집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가 갖고 있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만들면서 경기북부의 360만 주민들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고,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과 달리)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 김포시는 지금 국회에 제출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특별법에 포함이 되어 있다”고 맒했다.
김 지사는 특히 행정안전부가 ‘김포시, 서울 편입’ 논의로 인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진행을 늦출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주민투표를 지연하거나 방해한다면 경기도 주민뿐만 아니라 전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번 21대 국회 내에 특별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주민투표를 2월 초까지 실시해야 한다. 마지노선에서 3개월도 더 이전에 이미 주민투표 요청을 했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할 시간과 주민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 당위성, 논리 등을 제공했다”고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