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화재 때 노고 못잊어…” 수원시청 앞 컵라면 39상자

입력 2023-11-03 19:08
3일 새벽 익명의 기부자가 시청 현관 앞에 컵라면이 6개씩 든 상자 39개와 편지를 두고 갔다. 이재준 수원시장 페이스북 캡처

경기도 수원 산불감시 대책본부 공무원들에게 익명의 기부자가 컵라면 수십 박스를 전했다.

수원시는 3일 새벽 누군가 시청 현관 앞에 컵라면이 6개씩 든 상자 39개와 편지를 두고 갔다고 밝혔다.

자신을 ‘수원광교주민’이라고 소개한 기부자는 올해 봄 많은 화재 사건이 있었다고 먼저 언급했다.

기부자는 “아름다운 단풍을 보면 늘 2019년 광교산 화재가 항상 기억난다”며 “그때 수많은 공직자 분의 고생하는 모습을 뵈어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전날 산불감시 대책본부가 운영된다는 기사를 접했다. 잠시 휴식 시간에 드시고 힘내셨으면 하는 마음에 컵라면을 준비했다. 너무 약소하다”며 기부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수원시는 전날 산불방지 대책본부에 공직자 115명, 산불종사원 76명 등을 투입해 산불 초동 진화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익명의 기부자가 작성한 편지 내용. 이재준 수원시장 페이스북 캡처

한편 지난 3월 12일에도 ‘수원광교주민’이라고 밝힌 익명의 기부자가 수원시청 앞에 컵라면 상자 36개와 편지를 두고 간 일이 있었다. 당시 컵라면 상자에 붙어 있던 편지에도 광교산 화재 당시 공무원에 대한 감사 인사와 컵라면을 산불 감시 근무를 하는 공직자들에게 약소하지만 드리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올해 3월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컵라면 30여 상자를 두고 가셨던 시민이 계셨다”며 “사연이 적힌 종이를 보니 같은 분이신 듯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한 폭의 수채화를 닮은 단풍을 보시면서 ‘산불방지 대책본부’를 먼저 떠올리신 속 깊음이, ‘너무도 약소합니다’라 덧붙이신 낮은 마음이, 외려 맑은 가을하늘처럼 높고 크게 다가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