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42)씨 재혼 상대로 알려진 전청조(27)씨가 3일 구속됐다.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씨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판사는 “도주 우려가 있고,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검정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타났다.
전씨는 이어지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전씨 측 변호인은 송파서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씨가) 본인의 사기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억울하다’고 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인은 이어 “전씨가 ‘피해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씨와 공모 의혹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남씨가 대질 조사 등을 요청했는데 전씨 역시 대질심문 등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면서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씨가 체포 직전 밀항을 계획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이 변호인은 남씨 조카 폭행 등 전씨에게 제기된 다른 혐의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전씨가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에 대해 모두 적극적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전씨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전씨는 자신의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은 뒤 이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또 투자자들로 하여금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5명, 피해 규모는 19억여원”이라며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2일 설명했다.
전씨는 또 남씨 조카를 폭행한 혐의(아동학대)도 받고 있다.
경찰은 전씨에 대한 고소·고발을 접수한 뒤 지난달 31일 경기도 김포 전씨 친척 집에서 그를 체포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