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댁 식구 요리 대접했는데… ” 호주 며느리 ‘독버섯 살인’

입력 2023-11-05 07:30
알광대 버섯(death cap mushroom·아마니타 팔로이드). 캐나다 벤쿠버 보건복지부(bc centre for disease control) 홈페이지 갈무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40대 여성이 ‘독버섯 요리’로 전 시부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여성은 고의성을 부인했다.

2일(현지시간) 지역 언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빅토리아 경찰은 49세 여성 에린 패터슨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패터슨은 3건의 살인 혐의와 5건의 살인 미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패터슨이 알광대 버섯(death cap mushroom·아마니타 팔로이드)으로 알려진 독버섯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버섯의 독은 매우 강해 식용으로 먹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2016년 10월에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서 이 버섯을 먹은 어린이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패터슨은 지난 7월 말 레옹가타에 있는 자신의 집에 전 시부모와 시어머니의 여동생, 그의 남편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다. 경찰은 그가 직접 요리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식사 후 며칠 만에 전 시어머니인 게일 패터슨(70)과 그의 남편 돈, 게일의 여동생 헤더 윌킨슨(66)이 병원에서 사망했다.

패터슨은 “내가 요리에 사용한 버섯이 위험한지 전혀 몰랐다”고 현지 언론에 밝히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내가 쓴 버섯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는 병에 기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며 “난 피해자들을 다치게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도 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딘 토마스 경감은 “패터슨이 직접 요리를 했기 때문에 용의자였다”고 언급했다. 토마스 경감은 지난 8월 패터슨의 손님들이 겪은 증상이 알광대 버섯에 의한 중독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섭취했는지를 보여주는 독성학 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화제가 됐다. 토마스 경감은 “지난 3개월 동안 이 수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이 됐다”며 “이 정도 수준의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수사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