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라는데 굳이 ‘유아차’?” ‘핑계고’ 자막 두고 ‘시끌’

입력 2023-11-03 18:00
사진=유튜브 '핑계고' 화면 갈무리

유튜브 웹 예능 ‘핑계고’에 배우 박보영이 출연한 영상분에서 때 아닌 ‘유모차 vs 유아차’ 논란이 불거졌다.

3일 게재된 ‘미니 핑계고’에는 MC 유재석과 게스트 박보영, 방송인 조세호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분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자막 논란’이 발생했다. 박보영이 조카들과 에버랜드를 가면서 유모차를 몰았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할 때 쓰인 자막이 도마에 올랐다. 세 사람은 여러 차례 “유모차”라고 말했으나 자막은 모두 ‘유아차’로 표기됐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유모차가 틀린 단어도 아닌데 당사자들이 ‘유모차’라고 말하는 걸 굳이 자막을 바꿔야 했나”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유아차라는 단어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출연진이 ‘유모차’라고 하는데도 다른 단어를 쓴 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를 문제삼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대가 변하면 단어도 바뀌기 마련이다. 권장되는 단어 쪽을 쓰는 게 맞다”는 반응도 있었다.

흔히들 유모차라 부르는 단어를 방송가에서 유아차로 쓰기 시작한 건 몇 년 전부터다.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성차별 언어를 개선하기 위해 시민 의견을 모아 ‘성평등 언어 사전’을 발표했다. 유모차는 ‘엄마가 아이를 태우고 끌고 다니는 차’라는 의미로 부모의 역할을 한정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권장 단어일 뿐 기존 단어도 틀린 표현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표현이 아직 대중에게 생소하다 보니 불편한 시선이 있다. 여전히 일반적으로는 유모차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평등 언어 사전’에 나온 다른 단어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자궁을 ‘포궁’으로 부르도록 교육·홍보하는 글이 내부 인터넷망에 게재돼 갑론을박이 있었다. 게시글은 “자궁이 ‘아들을 품는 집’이라는 뜻의 한자어이기 때문에 ‘세포를 품는 집’이라는 뜻의 ‘포궁’이 더 적합하다”는 취지로 홍보했다.

안테나 플러스에서 기획·제작한 ‘핑계고’는 유재석이 친분이 있는 게스트를 초청해 편안하게 잡담을 나누는 콘셉트의 웹 예능이다. 배우 이동욱, 조인성 등 톱 연예인들도 잇따라 출연해 대체로 600만~9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