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필리핀 등 동반구를 중심으로 11월 초 날씨가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11월의 첫 이틀 동안 한국 북한 몽골 필리핀 튀니지 방글라데시 키프로스 몰타 등 동반구 8개국에서 역대 가장 더운 11월 날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기온이 가장 높았던 필리핀의 경우 지난 1일 37도 가까이 치솟았다. 가장 낮았던 몽골의 기온은 21도 정도였다. WP는 “이러한 기온은 이 시기 평균보다 약 10∼19도 더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국가 전체로 봤을 땐 11월 최고 기온을 넘어서진 않았지만, 906개 지역에서 11월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징 인근 다싱에서는 밤 기온이 22도까지 치솟아 역대 가장 높은 11월 야간 기온을 보였다.
기후역사가 막시밀리아노 헤레라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에 대해 “중국 기후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도 지난 2일 최소 122개 지역이 자체 11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으며 밤 최저 온도가 30도를 기록한 지역도 있었던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이상고온 현상은 올해 들어서 유럽과 아시아 곳곳에서 꾸준히 발생해 온 ‘열돔 현상’의 영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WP는 “가장 지속력이 강한 열돔들이 일본과 동아시아 근처에 몰려 있으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유럽에도 일부 자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한 가을 더위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중국, 한국에서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에서는 다음 주 화요일까지 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