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뜻을 모아 달라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측의 요청에 잘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3일 서울 여의도의 교회 앞 베다니광장에서 전장연 측으로부터 이영훈 목사와의 면담 요청 공문을 받았다. 이 목사는 교계 대표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도 맡고 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정다운 정책실장 등 전장연 관계자 10여명은 베다니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개신교계에 “장애인들이 더 이상 출근길 지하철을 타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미국 성회 참석차 자리를 비운 이 목사를 대신해 나온 윤광현 부목사에게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윤 부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그동안 교회 내에 장애인대교구를 두고 오래전부터 장애인분들의 권리와 편익을 위해 많은 예산을 지원하며 여러 가지 사역을 진행해왔다”며 “잘 전달해서 좋은 일들이 이뤄지도록 잘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명의의 면담 요청서에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에 따라 지난 7월 19일부터 특별교통수단은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등의 광역 간 이동 지원을 의무적으로 해야 함에도 예산 문제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지난 3월 국회의원연구단체 ‘약자의 눈’과 함께 찾아뵀을 당시 이영훈 목사님께서 ‘국민적 동의는 당연하지만, 이동권은 필연적이라 생각한다’며 ‘주체인 정부가 재정과 시간 약속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만큼 산산이 깨어진 ‘장애인의 이동할 자유’가 내년에는 최소한이라도 보장될 수 있도록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씀 좀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장연은 면담 요청서 전달에 앞서 같은 날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승강장에서 출근 중인 시민을 상대로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 설치하라’ ‘기획재정부는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전장연은 지난달 31일 천주교계에도 같은 내용으로 정순택 주교와의 면담을 요청했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