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인간’, 공주님 되나…말레이 왕비 “양녀 삼고싶다”

입력 2023-11-03 11:07 수정 2023-11-03 13:15
늑대인간 증후군을 가진 미스클리엔의 부모가 툰쿠 아지자 말레이시아 왕비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말레이시아 왕비가 ‘늑대인간 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여아를 양녀로 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이의 가족 역시 “큰 영광”이라며 환영했다.

2일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툰쿠 아지자 왕비는 지난 9월 사리왁주 방문 일정 중에 롤랜드, 테레사 부부의 두 살배기 딸 미스클리엔을 만났다.

미스클리엔은 일명 ‘늑대인간 증후군’이라 불리는 선천성 전신다모증을 갖고 태어났다. 선천성 전신다모증은 나지 않아야 할 신체 부위에도 털이 자라는 희소병이다. 미스클리엔은 얼굴 전체가 털에 뒤덮여 콧구멍도 없이 태어났다.

당시 국왕과 왕비는 미스클레인과 사진을 찍으며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달 10일 왕비는 롤랜드 부부에게 미스클리엔을 양녀로 삼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왕비는 “미스클리엔을 돌보고 기르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며 “학비와 치료비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미스클리엔의 어머니인 테레사는 왕비의 이 편지를 소셜 미디어에 공개했다. 테레사는 이 제안이 너무나 큰 영광이라며, 딸에게 “넌 정말 행운아야. 모든 일이 잘 될 거야”라고 말했다.

아버지 롤랜드 역시 편지를 받고 너무나 기뻐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그 날의 짧았던 만남이 우리 딸을 양녀로 받아들일 만큼 관심을 끌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 딸이 이제 공주가 된 셈”이라며 “미스클리엔을 공주라 부를 것”이라며 기뻐했다.

롤랜드는 미스클리엔이 외모 때문에 사회적 낙인을 겪어야 했던 과거를 떠올리면서 “앞으로는 우리 아이가 존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