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내민 尹에 “그만두라”…“김용민 저열하다” 野도 비판

입력 2023-11-03 06:38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당시 마스크를 착용했던 김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때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국회방송 캡쳐

시정연설 차 국회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면전에서 “이제 그만두셔야지요”라고 말해 논란이 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두고 야권 내에서도 “저열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매우 저열하고 안 좋은 모습”이라며 “그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통령한테 그만두라고 했던 것을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는데 본인이 그걸 페이스북에 올리는 건 고급진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정상으로 보이겠느냐. 정말 탄압 아닌 탄압을 받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왔으니까 악수하고 그랬지 않느냐”면서 “그런데 대통령에게 면전에서 그만두라고 얘기를 하고, 자기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공개하는 것은 매우 저열한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강성 지지자들은 환호할지 모르지만 총선은 중도 게임”라며 “김 의원 같은 분은 민주당의 구성원으로 (당의 정치적 손익에) 플러스가 되는지 마이너스가 되는지 모르겠다. 제가 보기엔 계속 마이너스 되는 짓만 했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31일 오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들어서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앞서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시정연설 당시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이 ‘김 의원,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하셔서 저도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만두셔야지요’라고 권유를 드렸다”며 “대통령이 그 얘기를 듣고 다시 뒤돌아보면서 약간 못마땅한 웃음을 지었다. (내 말을) 들었으니까 그런 표정을 굳이 뒤돌아서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주변 의원들은 못 들었다고 한다’고 묻자 김 의원은 “그 당시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속 윤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여서 주변이 좀 시끄러웠다. 주변 의원들이 관심이 없으니까 못 들었을 수는 있다”면서 “못 들으셨으면 지금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겠다. 그거는 두 번, 세 번도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에게 잘 보이려고 한 것이란 당내 비판에는 “남양주병 지역위는 당원총회를 열어서 당론으로 탄핵해야 한다는 결정을 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탄핵과 퇴진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개딸이라고 분류되는 분들의 실체가 거의 없다. 자꾸 ‘개딸 개딸’하면서 지지층을 극성으로 몰아가는 역할을 우리 당이 스스로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통과를 요청하는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면서 여야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당시 김 의원도 윤 대통령의 악수 요청을 받고 자리에 앉은 채로 악수를 나눴다. 이후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악수를 청하길래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화답했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그만두길 권한다”고 적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