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씨의 화법을 따라해 “I am 공정” 등의 글을 올렸다가 비판이 쇄도하자 4시간 만에 수정했다.
조 전 장관은 2일 오전 10시쯤 페이스북에 “I am 신뢰. I am 공정. I am 상식. I am 법치. I am 정의”라고 적었다. 이는 ‘I am 신뢰에요’ 등 한국어와 영어를 엉터리로 섞어 써서 온라인 밈(유행어)으로 퍼진 ‘전청조 화법’을 패러디한 것이다.
해당 글이 게시된 직후 온라인에는 조 전 장관을 향한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입시비리 등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이 ‘공정’ ‘법치’ 등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또 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씨를 희화화한 표현도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듯 조 전 장관은 약 4시간30분 뒤인 오후 2시30분쯤 글을 수정했다. 기존에 쓴 “I am 신뢰. I am 공정. I am 상식. I am 법치. I am 정의”라는 글 아래에 “누가 떠오르나요?”라는 문구를 덧붙인 것이다.
문구를 추가한 건 해당 글이 본인에 대한 표현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려는 취지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공정과 상식, 법치와 정의 등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연설과 인터뷰 등에서 자주 쓰던 단어들이다.
조 전 장관은 같은 날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씨가 자신의 딸 조민씨를 향해 쓴 ‘헌정곡’ 영상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난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제목의 곡에는 ‘세상에 주눅 들지 않을래’ ‘세상에 상처 받고 넘어지고 때론 힘에 겨워 울어도 내 꿈을 이루어 낼 테야’ 등의 가사가 담겼다.
조 전 장관은 입시비리 등 혐의로 기소돼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1심은 그에게 제기된 혐의 13개 중 8개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자녀 입시 비리 혐의의 경우 7개 중 6개를 유죄로 판단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