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유행 당시 정부 최고 과학 고문들에게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쐬면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존슨 전 총리의 최측근이던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실 수석 보좌관이 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정책 관련 청문회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이처럼 말했다고 영국 가디언즈가 보도했다.
커밍스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크리스 휘티 정부 최고 의학 보좌관과 패트릭 발란스 최고 과학 자문관에게 특수 헤어드라이어를 코 밑에 대고 불면 바이러스가 파괴될 수 있는지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존슨 전 총리가 ‘코로나19를 죽이기 위해 코에 헤어드라이어를 쬐는 남성의 동영상’을 모두에게 보여주며 자문관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가 최악이었다”고 회고했다.
커밍스는 이어 2020년 2월 코로나19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존슨 전 총리가 2주간 휴가를 쓰면서 팬데믹을 살피지 않고 셰익스피어 전기 집필 관련 일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커밍스는 당시 존슨 전 총리가 이혼 결정과 새 여자친구와의 관계 등으로 정신이 산만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영국은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로 요양원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집단 사망하는 등 국가적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코로나로 인해 2021년 7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영국에서 약 13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영국 정부는 당시 집권했던 존슨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공적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규제를 어기고 파티를 벌인 일이 드러나며 공분을 샀고, 이후 성 비위 인사 기용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7월 사임했다.
AFP통신은 2020년 자체 팩트체크를 통해 헤어드라이어나 사우나 등 고온 환경에서 코로나19가 사라진다는 주장이 오류임을 확인한 바 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