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밀(32·매그넥스)은 KPGA코리안투어 7년 차다. 지금껏 총 110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역대 최고 성적은 2019년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공동 2위다. 올해는 16개 대회 출전해 12개 대회서 컷 통과하면서 ‘톱10’에 2차례 입상했다. 제네시스 포인트는 현재 35위, 제네시스 상금 순위는 34위다.
그동안 우승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다. 그 중 가장 아쉬운 대회는 2018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다. 최고 상금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출전권 등이 보너스로 주어지는 그 대회서 정한밀은 1, 2라운드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승이 기대됐으나 3라운드에서 8타를 잃는 바람에 그 꿈이 무산됐다.
그랬던 정한밀이 다시 한번 생애 첫 승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했다. 2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 카운티 선산CC(파72)에서 막을 올린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도레이오픈(총상금 7억 원)에서다.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정한밀은 보기는 2개로 줄이고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8언더파 64타를 쳐 클럽 하우스 선두에 자리했다.
정한밀은 “오랜만에 선두로 경기를 마쳐 기분이 매우 좋다. 예정되었던 아시안투어 대회를 취소하고 출전했는데 보람이 있다”면서 “오늘은 그린 플레이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고질적인 뒷심 부족에 대해 “전에는 3, 4라운드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럴 때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지금을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정한밀은 그 이유를 우승 욕심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다 보니 이제는 마지막날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골프를 치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위기 상황에도 점점 담담해지고 있다”고 뒷심 부족에 대한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올해부터 외국인 캐디와 투어를 뛰고 있다. 정한밀은 “상반기부터 외국인 캐디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잘 맞는다. 아시안투어에서도 함께 플레이하고 있다”고 했다.
남은 사흘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까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샷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다. 그는 “스윙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스윙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트러블 상황에서 내 스윙을 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