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정문 앞에서 흉기로 경찰관 2명을 찌른 70대 남성이 구속 기로에 놓였다.
서울서부지법은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를 받는 박모(77)씨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박씨는 이날 오전 9시57분쯤 영상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수갑을 찬 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노령연금이 지급되지 않아 범행한 것 맞냐’는 취재진 질문에 “맞다”고 대답했다. ‘대통령실에 들어가 누굴 만나려 했냐’는 질문에는 “노령연금을 못 가져가게 해 그런 걸 하소연하러 왔죠”라고 말했다.
또 ‘흉기를 챙겨가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며 “약초를 삶아서 물에 담갔다가 마신다. 약이랑 약초랑 있는 것을 사람들이 다 봤다”고 동문서답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시20분쯤 흉기로 대통령실 정문 앞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 1명의 복부, 또 다른 경찰관 1명의 팔을 각각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흉기 공격을 당한 경찰관들은 대통령실 외곽 경비를 맡은 202경비단 소속으로 확인됐다. 피습 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노령연금 지급이 밀린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실 진입을 시도하다 제지를 받자 가방에서 과도를 꺼내 경찰관들에게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에 대한 영상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나올 전망이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