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이 추진을 선언한 ‘메가 서울’ 프로젝트와 관련해 역술인 천공이 주장한 내용과 유사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경기도 김포를 서울로 편입하는 방안을 지난 30일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정부 들어 논리적,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마다 매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며 “천공이 지난 8월 22일 강의에서 경기도와 서울을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마 했는데 또 천공인가”라고 언급했다.
박 최고위원은 천공의 과거 유튜브 강연 영상도 재생했다. 영상에는 천공이 “경기도는 수도 서울로 통폐합해야 돼”라고 발언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박 최고위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김포 서울 편입 주장과 천공의 서울 경기도 통폐합 주장이 참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가”라면서 “윤석열정부 들어 진행되는 해괴한 정책과 천공의 말은 죄다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모두 우연이고 그저 사실이 아닌 오해이기를 바란다.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무속인을 철석같이 믿고 무속인 말에 따라 나라 정책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면 우리 국민에게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 신영대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천공의 머리에도 똑같은 생각이 있다. 천공은 줄곧 ‘경기도 서울 통합론’을 밀고 있었다”며 “정부·여당이 발표한 메가시티 서울론과 묘하게 겹쳐보인다. 총선 전략마저 천공 지령인지 의구심이 든다. 국민들이 (천)인(공)노한다”고 적었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과정에서 천공이 관저 부지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8월 해당 의혹을 사실 무근으로 결론 내리고, 부승찬(53) 전 국방부 대변인 등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여권에선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메가 서울’ 의제 선점을 빼앗기자 ‘무속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고 본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도 페이스북에 “‘메가 서울’이라는 빅 이슈에 대해 박(찬대) 의원에 의한 ‘천공’ 소환이 이뤄졌다”며 “무속 프레임 씌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늘어진 레코드판과 같은 ‘탄핵과 천공’ 주장 말고, 좀 신선감 있는 소재 발굴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