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장기금리 1% 초과 용인… 금융정책 재수정

입력 2023-10-31 13:31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5일 일본 도쿄에서 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행이 3개월 만에 금융정책을 수정했다.

31일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의 상한을 1%로 유지하면서 시장 동향에 따라 초과를 용인했다. 단기금리의 경우 기존대로 마이너스(-) 0.1%에서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단기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진행해 왔다. 한국·미국·유럽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을 시행하는 동안에도 일본은행은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은 오랜 저물가와 엔저를 사실상 용인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규모 금융완화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를 유지하는 정책이다.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에 대해 변동을 다소 허용해도 상한선을 넘어설 조짐을 감지하면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해 금리 상승을 억제해 왔다.

일본은행은 앞서 지난 7월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선 목표를 0.5%에서 1%로 올렸다. 닛케이신문은 이날 일본은행의 결정에 대해 “정책 운용을 유연화해 시장 기능 저하를 막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엔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0.03엔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 전까지 달러당 149엔 안팎을 가리켰던 환율이 상승했다. 원‧엔 환율은 같은 시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100엔당 901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뒤 ‘경제·물가 정세 전망’에서 2023~2025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지난 7월 2.5%에서 0.3% 포인트 올린 2.8%로 수정해 공표했다. 이는 일본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상회한 숫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