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뚫고간 총알 덕분에 만난 하나님…한국에서 치료 받은 우간다 군인의 고백

입력 2023-10-31 09:14 수정 2023-10-31 09:20

무장 세력이 쏜 총이 얼굴을 뚫는 사고를 당해 고통 받던 우간다 군인 주드 완데라(38) 중위가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할 수 있었던 건 한국교회와 병원의 후원과 사랑,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미국과 한국, 우간다의 기독교군인연합회까지 국경을 넘나든 기도 덕에 완데라 중위는 치료를 잘 마쳤다.

출국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암병원에서 완데라 중위와 그를 한국으로 이끈 윤문수(60) 교수를 만났다. 윤 교수는 “완데라 중위가 치료를 잘 받고 회복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며 “한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사랑과 헌신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말했다.

완데라 중위는 지난해 9월 우간다와 케냐의 북부국경지역에서 우간다 청년기독군인 온라인교육(Trauma healing)에 참여했다. 교육기간 중 지역에 카라마종 부족이 주민의 가축을 훔쳐 달아가는 과정에서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작전을 펼치다가 상대방이 쏜 총이 완데라 중위의 왼쪽 얼굴을 관통했다. 이 사고로 그는 5개의 치아를 잃었고 얼굴은 비틀어졌다. 총상으로 인한 과다출혈로 생사를 오갔지만 응급수술을 받아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그의 소식은 윤 교수를 통해 한국에 알려지게 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열대의학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윤 교수가 연수를 위해 우간다 방문 당시 세계기독군인연합회 선교협력위원회(AMCF MSO)의 기도요청 이메일을 받았다. 완데라 중위가 치료가 필요해 각 국가에서 연합해 기도해달라는 것이었다.


윤 교수는 곧장 세브란스 병원 사회사업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수고한 덕분에 지난 2월 완데라 중위의 치료 결정이 났다. 완데라 중위는 지난 6월 한국에 첫 방문해 성형외과와 치과 진료를 받았다. 부상 정도와 필요한 치료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는 지난 6일 재입국해 치아에 임플란트를 심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뼈가 깨지고 약해진 탓에 5개 치아 가운데 3개 치아에만 임플란트를 심었다. 숙소해결도 큰 고민거리였다. 한국기독교군인위원회 위원장인 박남필 장로가 출석하는 서울 송파구 임마누엘교회(김정국 목사)가 선교사 숙소를 제공했다. 또 국군중앙교회에서도 식비 100만원을 후원했다.

완데라 중위는 사고를 통해 하나님을 뜨겁게 만나는 경험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왜 나에게 큰 시련과 사고를 허락하셨나 생각했다. 아마도 우간다 군대 내에 복음을 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본국에 돌아가서도 동료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파하면 좋을지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통해 하나님께서 나를 군인으로 부르신 이유에 대해 확신이 생겼다. 우간다에 돌아가서 자신이 살아난 간증과 더불어 다른 군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서 그들을 주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