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와 결혼을 약속했던 전청조(27)씨가 “내가 ‘재벌 3세’를 사칭한 사실을 남현희는 지난 2월에 알았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30일 채널A ‘뉴스A’와의 인터뷰에서 “재벌 3세 사칭을 위해 기자 역할을 쓴 것을 (남씨가) 내 휴대전화를 봤기 때문에 모두 알고 있었다. 기간으로 보면 지난 2월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성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여성이다.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았다. 남자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7월쯤 가슴 절제 수술을 했는데, 이는 남씨가 먼저 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남씨가) 저에게 줄곧 ‘네 가슴 때문에 남들에게 여자라고 들키겠어’라고 말했다.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저 또한 큰 결심을 하고 수술을 하러 갔다”고 말했다.
앞서 남씨가 “전씨에게 속았다”며 근거의 하나로 제시한 임신테스트에 대해 전씨는 “테스트기를 경호원들이 사 왔다. 저는 그 테스트기를 (남씨에게) 전달했다. 검사했을 때 두 줄이 떴다”고 주장했다. 임신테스트기로 남씨를 속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씨는 “남현희에게 유산 증상이 나타나 산부인과를 찾았다. 병원에서 ‘노산기가 있다. 유산이 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당연히 못 자고, 극단적인 선택도 (시도)했다. 제가 저지른 일을 다 감당할 것이고 책임지겠다. 피해자들에게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인터뷰 중 눈물을 쏟았다.
남씨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만난 뒤 계속 의심하긴 했지만 (전씨는) 그때마다 어머니 통화나 아버지 사칭 문자로 속였다”며 “신분 등을 속인 전씨를 상대로 할 수 있는 모든 혐의를 걸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씨는 31일 전씨를 고소할 계획도 밝혔다.
전씨는 지난 23일 공개된 월간지 여성조선과의 인터뷰에 남씨와 함께 응했다. 이 인터뷰에서 결혼할 계획을 밝혔다. 자신을 ‘재벌 3세 사업가’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과거 성별과 이력을 속여 금품을 가로챈 범행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남씨는 지난 26일 공개된 여성조선과의 추가 인터뷰에서 “전씨에게 속았다”며 결별 사실을 밝혔다. 전씨는 같은 날 새벽 1시9분쯤 남씨 어머니의 자택을 찾아 수차례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혐의(스토킹 처벌법 위반)로 경찰에 체포됐고, 지금은 풀려난 상태다.
전씨는 남씨의 조카를 폭행한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기도 성남중원경찰서는 지난 8월 말부터 지난달 초 사이 남씨의 중학생 조카를 여러 차례 때린 혐의(아동학대)로 전씨를 형사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씨는 남씨의 조카를 폭행할 당시 골프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112신고를 접수하고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