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정식 사무총장에 ‘힘싣기’…비명계 포용하되, 무리한 요구는 일축

입력 2023-10-30 17:4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명(비이재명)계가 교체를 요구하는 조정식 사무총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당은 조 총장이 중심이 된 총선기획단을 이르면 이번 주 중 출범시켜 총선체제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0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기획단은 막바지 인선 작업 중으로 마무리되면 곧바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조 사무총장에 대한 비명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그분들의 주장인데 대세라고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지난 27일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자 조 사무총장으로 좌표를 옮겨 연일 공세를 펴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조 총장이 주도하는 총선기획단이 출범할 경우 공천작업 과정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물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나 이 대표 체제가 갖고 있는 중대한 한계나 결함 때문에 앞으로 있을 공천이나 여러 가지 당무 운영에 있어서 공정치 못한 처사들이 많을 것이라는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조 총장을 교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 공천의 실무작업을 총괄하면서 현역 의원이나 원외 지역위원장들에 대한 당무감사권도 갖고 있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민주당 내에서 사실상 고립된 비명계가 조 총장을 흔들 파워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조 총장이 무난하게 임무를 수행해 왔기 때문에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파 5인방’에 대한 징계를 묻어두는 화합책을 구사하겠지만 비명계의 무리한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비명계가 조 총장을 공격하는 것을 정략적 음모로 보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비명계가 조 사무총장을 건드리는 것 자체가 순수하지 않은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