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타인 단죄하는 검찰 손이 깨끗해야 하는 건 숙명”

입력 2023-10-30 15:27
이원석 검찰총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월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원석 검찰총장은 30일 “타인을 단죄하는 일을 하는 검찰 구성원은 스스로 작은 허물 하나라도 없는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이날 대검 월례회의에서 “때로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고,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형사사법을 담당하는 우리 손이 깨끗해야 하는 것은 숙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외부에서 검찰에 부당하게 문제를 삼는 경우라도, 설사 악의적으로 그 문제를 제기한다손 치더라도 (그래야 한다)”며 “흰 쌀밥에 조그만 돌 하나만 들어가도 쌀밥이 아니라 돌밥인 것이고, 컵에 담긴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만 들어가도 곧바로 먹물이 되는 이치를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선 검사들 처신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전면 재수사해 살인미수를 적용한 부산지검 수사검사와, 대검 DNA 감정을 거쳐 성폭력 살인미수로 공소장을 변경해 중형 선고를 끌어낸 공판 검사 등을 언급하면서 “모두의 헌신과 노력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검찰 구성원 모두의 소명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를 언급하며 “압도적인 ‘실력’, 그에 이르기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단한 노력, 갓 스물을 넘긴 그의 ‘겸손’한 모습에 존경심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을 지탱하는 주춧돌은 ‘실력과 겸손’”이라며 “국민들은 범죄에 추상(秋霜)처럼 대응하는 검찰을 원하고, 국민을 춘풍(春風)처럼 겸허히 섬기는 검찰이 되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