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 도시 여자들’ 늘었다…고위험 음주 남성은 감소

입력 2023-10-30 15:27
국민일보 DB.

최근 10년 새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남성은 줄어든 반면 여성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폭음하는 여성은 30대에서 가장 높았다.

30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음주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2012년 25.1%에서 2021년 23.6%로 감소했지만, 여성은 같은 기간 7.9%에서 8.9%로 소폭 증가했다. 고위험 음주는 많은 양의 술을 1주일에 2회 이상 마시는 경우를 말한다. 보고서는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근거로 했다. 마시는 양을 기준으로 하면 소주나 양주, 맥주(350㏄ 기준 1.5잔) 등을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넘게 주 2회 이상 마신 경우가 고위험 음주에 해당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2021년 기준 고위험 음주율을 남성은 50대(29.8%)에서, 여성은 30대(13.2%)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한 달에 1회 이상 고위험 음주를 하는 ‘월간 폭음률’을 보면, 남성의 경우 2012년 61.7%에서 2021년 56.0%로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나, 여성은 31.0%에서 31.1%로 소폭 상승했다.

소량의 음주로 금세 얼굴이 빨개지는 알코올 홍조증을 경험한 사람은 2021년 기준 남성 38.9%, 여성 36.4%로 10명 중 4명 수준이었다. 그중 고위험 음주를 하는 남성은 14.0%, 여성은 4.3%였다.

연구를 수행한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특히 20·30대 여자 음주율이 높은 것은 도수가 낮은 술이나 과실주 등 주류상품 개발로 접근성이 높아지고,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도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 30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 약을 복용하는 사람 중 고위험 음주율의 경우 남성은 24.1%에서 20.4%로 줄었으나 여성은 0.9%에서 9.0%로 크게 증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음주 조장 환경을 개선하고, 취약집단별 맞춤형 예방 정책 지원 등을 통해 음주 폐해를 줄이고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관계부처 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