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교체 실수로 기록상 12명이 뛴 포항 스틸러스에 대해 전북 현대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몰수패를 공식 요청했다. 받아들여질 경우 승점 변동으로 K리그1 순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30일 국민일보에 “전북 현대의 이의 제기에 따라 경기평가회의를 진행해 가급적 빨리 결정 사항을 발표하겠다. 국내에선 전례가 없어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상벌위원장의 자문을 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밝혔다.
사건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경기에서 발생했다. 전반 23분 사이드백 김용환이 전북 수비수 김진수와 몸싸움을 펼치다 넘어진 뒤 발목에 통증을 느껴 뛸 수 없게 되자, 포항은 신광훈과 교체를 시도했다.
이때 포항이 김용환 대신 김인성을 교체 선수로 적어 넣은 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만약 김인성을 빼고 신광훈을 투입했을 경우 포항의 실수로 일단락됐겠지만, 심판진 역시 이를 오인하면서 문제가 더 복잡해졌다. 김용환이 빠진 후 김인성이 그라운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신광훈이 들어가면서 기록지상으로 포항은 12명의 선수가 뛰게 된 것이다. 이 상황은 6분간 지속되다가 전북의 이의제기에 의해 인지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규정 제33조 제2항에 따르면,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되어 경기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 무자격선수가 출장한 클럽이 0대 3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전북은 이튿날 곧바로 포항의 몰수패 처리 및 김인성 및 신광훈에 대한 사후퇴장 징계를 요청하는 이의제기 공문을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제출했다.
쟁점은 포항이 선수교체표에 적어냈지만 필드에 머문 김인성을 ‘무자격 선수’로 볼지에 대한 것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구단 관계자 및 심판진 등 현장에 있던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사안을 판단하겠다”며 “포항의 규정 위반 사례는 아니다. 다만 구단이 제출한 선수교체표를 심판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과는 36라운드 경기가 펼쳐지기 전에 나올 예정이다. 해당 결정에 따라 K리그1 3위 싸움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 모두 긴장 상태다. 현재 3위는 광주 FC(승점 57)로, 4위 전북(승점 53)은 만약 포항의 몰수패가 인정된다면 승점 2를 더 얻어 순위 역전도 노려볼 수 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