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자체 맨발산책로 조성 열풍

입력 2023-10-30 10:18

광주·전남지역 지자체가 맨발 산책로를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전국적 열풍에 따라 도심 곳곳에 맨발로 걷기에 좋은 흙길을 잇달아 만들고 있다.

30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체력 향상을 통한 지역민의 건강한 삶과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완충녹지, 근린공원, 폐철도 등에 맨발걷기 산책로를 속속 개장하고 있다.

광주 서구가 대표적이다. 서구는 지난 28일 5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에 금당산 맨발로(路) 1구간(인공폭포~벽진서원, 왕복 1.4㎞) 조성을 기념하는 ‘맨발로(路) 서구로! 걷기한마당’ 행사를 가졌다.

서구는 맨발걷기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2구간을 포함해 금당산에만 4.1㎞의 맨발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내년 4월까지 18개 동마다 1곳 이상씩의 맨발걷기 공간을 확보하기로 했다. 일상생활 속 맨발걷기 실천을 통해 지역민의 건강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 중인 순천시도 정원박람회장 전역에 맨발로 걷는 9개 코스의 어싱(earthing)길을 조성하고 조례동에 ‘쌈지숲 맨발길’, ‘봉화산 둘레길’ 등을 선보여 관광객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개막해 31일 폐막을 앞둔 순천만국제정원회박람회 기간 동안 정원박람회장을 찾은 8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은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오천그린광장까지 12㎞ 구간에서 맨발걷기를 체험했다.

순천시의회는 집 가까운 곳에서 맨발걷기를 원하는 시민들이 늘자 발 씻는 시설(세족장) 등 제반시설 확충을 위한 지원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담양군도 관광명소인 메타쉐콰이어길에 길이 2.1㎞ 폭 2m의 흙길로 ’맨발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메타쉐콰이어길 한쪽에 흙을 깔아 만든 이곳은 죽녹원과 소쇄원 등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볍게 걸으면서 피로를 푸는 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영광 묘량면 덕흥리 ‘물무산 행복숲 황톳길’ 2㎞는 건강한 가족단위 산책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물무산 동쪽에서 시작되는 황톳길은 초반부 0.6㎞의 질퍽질퍽한 황토 반죽 구간과 1.4㎞ 길이의 마른길로 구성돼 있다.

2018년부터 영광군이 군민 건강을 위해 관리 중인 이곳은 주말에는 평균 2000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남도가 관광명소 방문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남도한바퀴’ 코스로 선정됐다.

경전선 7.9㎞ 구간 폐철도 부지에 시민들이 기부한 나무를 심은 ‘푸른길 공원’은 광주 폴리 등 예술작품까지 곳곳에 들어서 맨발걷기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광주·전남 기초단체들은 시민들이 언제든 맨발걷기를 할 수 있도록 학교 운동장, 근린공원, 마을동산, 강변 등에도 맨발로 걷는 크고 작은 길을 만들고 있다.

광주 풍암호수공원과 상무시민공원, 남구 제석산, 북구 중외공원 편백숲, 월출동 광주시민의 숲, 금호·쌍학 어린이공원 등에 이미 맨발 산책길이 들어섰다.

맨발걷기는 건강에 유익하지만, 돌이나 유리 조각 등에 베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세균 침입에 따른 질환 등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해 파상풍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 게 바람직하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땅을 밟는 과정에서 제2의 심장인 발바닥을 지압해 면역력을 높이고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맨발걷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며 “건강과 여가를 동시에 챙기는 맨발걷기 정착을 위해 지속해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