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연금 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인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인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30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치적인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 개혁의 국민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두고 ‘맹탕 개편안’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부의 이번 국민연금 종합운용계획안을 두고 ‘숫자가 없는 맹탕’이라거나 ‘선거를 앞둔 몸 사리기’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올리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고 세대별로 인상 속도를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얼마나 더 내고, 더 받는지 등을 담은 핵심 수치는 빠져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최고 전문가들과 80여 차례 회의를 통해 과학적인 근거를 축적했고, 24번의 계층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꼼꼼히 경청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해 일반 국민 의견도 철저히 조사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방대한 데이터 자료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지난 정부는 연금 개혁 의지 없이 4개 대안을 제출해 갈등만 초래했다”며 “우리 정부는 이러한 전철을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연금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착실하게 준비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어렵고 힘들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연금 개혁은 법률 개정으로 완성되는 만큼 정부는 국회의 개혁방안 마련 과정과 공론화 추진 과정에도 적극 참여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국빈방문 성과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4박6일 일정으로 이들 나라를 방문했었다.
윤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중동 빅3 국가와의 정상외교를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동행한 130여명의 경제사절단은 사우디와 카타르에서 총 202억 달러 규모, 63개 양해각서(MOU)와 계약을 체결했다”며 “약 107조원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우리 기업이 뛸 운동장이 중동 지역에 새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대규모 수출과 수주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와 민생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튼튼한 에너지 안보는 경제와 산업의 기초”라며 “이번 순방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단단히 다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의 400만 배럴 계약에 이어 이번에는 사우디와 530만 배럴의 원유공동비축계약을 체결했다”며 “국제 원유 수급의 위기가 발생할 경우 우리가 비축 원유의 우선구매권을 가지고 비축기간 우리의 비축시설 대여료 수익도 얻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 현안과 관련해 “지금 당장 눈앞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 외침, 현장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이 민생 현장을 방문한 점을 거론하며 “36곳의 다양한 민생 현장을 찾아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대통령실 현장 방문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것”이라며 “정부 부처 장관, 차관, 청장, 실·국장 등 고위직은 민생 현장, 행정 현장을 직접 찾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탁상 정책이 아닌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저도 지금보다 더 민생 현장을 파고들 것이고 대통령실에서 직접 청취한 현장 절규를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대통령실과 총리실이 각 부처의 민생 현장 직접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늘 관심을 가지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