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과 춘천의 경계에 자리한 용화산.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돼 하늘로 승천했다’는 전설에서 이름을 얻었다. 해발 878m 산으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북쪽으로는 파로호, 서쪽으로는 춘천호, 남쪽으로는 소양호를 끼고 우뚝 솟아 ‘영서 북부의 최고 전망대’로 불린다.
이 산 정상 인근 ‘날아오르던 새가 힘이 부쳐 앉아 바위가 됐다’는 수십m 높이의 새남바위에 ‘용화의 전설’ 암벽등반 루트 ‘용화의 전설’이 있다.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북한산 인수봉 귀바위나 눈썹바위처럼 툭 튀어나와 있다. 지면과 수직을 기준으로 90도 이상으로 굽어진 오버행(처마 바위)을 타고 수평 크랙을 넘어가는 전체 22m 구간이다. 용이 용틀임하다 승천하는 느낌이다. 상당한 고도감에 강한 담력과 지구력이 요구된다.
바위 위는 화천군 하남면 삼화리 큰고개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다. 멀리 춘천의 중심에 자리한 봉의산과 그 뒤로 춘천을 둘러싼 대룡산, 금병산, 삼악산 등 주변 명산의 산줄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왼쪽 정상쪽에는 기기묘묘한 바위가 장관을 이룬다. 빼어난 분재를 수만배 확대해 놓은 것처럼 암반 사이에 어렵사리 뿌리를 내리고 있는 노송군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