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분수 모르고 날뛰면 황교안 시즌2가 된다”며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를 맹비난했다.
홍 시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남 안방 방구석 4선으로 총선 지휘할 역량이 되겠나”라고 적었다. 울산에서 4선을 한 김 대표로는 내년 총선을 제대로 이끌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홍 시장은 “권력의 힘으로 당대표가 되더니 헛된 꿈을 꾸기 시작하면서 나를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고 상임고문 해촉하고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들어 징계하는 모욕을 주고 이제 와서 사면하겠다는 제스처 취한들 내가 그걸 받아 주겠나”라고 적었다.
홍 시장은 앞서 김 대표 당선 뒤인 지난 4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상임고문을 맡은 관례가 없다’며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됐고, 7월에는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지난 27일 첫 회의에서 홍 시장이 포함된 ‘윤리위 징계 대사면’을 당 지도부에 건의했다.
홍 시장은 김 대표를 향해 ‘황교안 시즌2’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시장은 “나를 내치면 당권 수호와 대권후보가 된다고 착각한 황교안 대표는 지난 총선 때 나를 수도권에 출마하라고 언론에 흘리기만 하고 질질 끌다가 끝내 나를 내치고 막천(막장공천)으로 총선을 망치고 정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며 김 대표를 겨냥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중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경고했다.
이날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을 3건이나 올렸다.
앞서 작성한 글에서 홍 시장은 “내가 이 당을 30여년간 지켜온 본류”라면서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듣보잡들이 당권 잡았다고 설치면서 당원들을 이간질하고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세상 모르고 날뛰어본들 내년 총선 후면 니들은 국민들이 다 정리해준다”고 경고했다.
특히 “혁신의 본질은 국민 신뢰를 상실한 지도부 총사퇴하고 새 판을 짜야 했는데 고만고만한 니들끼리 이 난국 돌파가 가능하겠나”라며 “나는 세월을 참고 기다리면 되지만 니들은 영문도 모르고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 신세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라고 비꼬았다.
잇따라 글을 올린 홍 시장은 “하고 싶은 말 여태 참고 있다가 어제오늘 다하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며 “깜도 안되는 것들이 깐죽거리며 약 올리던 자들은 내년에 국민들이 다 심판해서 퇴출시켜줄 테니 그때까지 참고 있으려고 했는데, 대통령이나 하는 사면 운운하며 주접떠는 바람에 성질이 폭발했다”고 남겼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