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IDF)이 남부 국경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가자지구의 한 터널 입구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 다수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IDF는 이날 오후 에레즈 교차로 인근 지점에서 ‘가자 지하철’로 불리는 방대한 지하 터널에서 나온 다수의 하마스 무장 대원들을 맞닥뜨려 총격전을 벌였고, 다수를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격포 여러 발이 오고 갔으며, 인근 네티브 하아사라 지역에 공습 사이렌 경보가 울렸다. IDF는 “지상군은 하마스 집결지 두 곳을 대상으로 무인기(드론) 공격을 가할 것을 공군에게 요청했다”며 “이를 통해 여럿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국경 부근 이스라엘 키르야트 시모나 마을은 로켓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아직 사상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도 “현재 우리 전투원들이 가자지구 서북부에서 침략군을 맞아 기관총과 대전차 무기로 격전을 벌이는 중”이라고 AFP 통신에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부터 사흘째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확대하는 IDF는 이날 이스라엘 남부 지킴 마을 부근에서 하마스 무장대원 다수를 사살했다고 밝혔다. IDF 지상군은 대전차 유도탄 진지와 관측소 등 하마스 기반시설 타격도 지속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재차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으면서 이스라엘을 극도로 어렵게 하고 부담을 가중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국제인도법에 따라 테러리스트와 민간인을 구분해야 할 이스라엘의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전 세계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인도주의적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며 “안전하게 피할 데 없는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물, 피난처, 의료서비스의 접근이 차단된 채 끊임없는 폭격에 노출돼 있다”고 역설했다. 앞서 유엔 회원국들은 27일 긴급 총회를 열고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