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실전투자대회 중 가장 큰 규모인 총상금 10억원을 내건 ‘키움영웅전’이 11월 결정전을 코앞에 두고 있다. 키움영웅전은 3~10월 수상자들만 모은 실전투자대회다. 예탁자산에 따라 리그가 구분되는데, 1억원 이상인 ‘1억 대회’에서 우승하면 1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한 대회를 기획한 건 박영민 키움증권 이사다. 지난 16일 키움증권 본사에서 만난 박 이사는 상시로 여는 실전투자대회를 시작한 배경으로 투자자 교육을 꼽았다. 그는 “키움은 개인 전문투자자들이 많고, 전업으로 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분들의 매매 패턴이나 투자 방식이 시작하는 분들에게 노출되면 교육적인 의미도 있지 않겠나 판단했다”며 “경쟁과 함께 그에 따른 보상도 확실히 주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상시 투자대회를 열기 위한 저변은 지난해 10월 키움증권이 ‘마이랭킹’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국내와 해외 투자자들의 월별 수익률을 랭킹화해서 대회의 토대를 만들었다. 대회는 예탁자산에 따라 1억 대회, 5천 대회, 3천 대회, 1천 대회, 1백 대회로 구분된다.
매달 열리는 정규전에는 국내 대회 22만명, 해외 대회 11만명 등 총 33만명이 참가하고 있다. 결정전에는 1만2000명 정도가 참여할 전망이다. 박 이사는 “자산이 많을수록 수익률이 떨어진다. 그런 점을 고려해 예탁자산 규모별로 리그를 구성했다”며 “해외는 레버리지 사용이 어려워서 국내보다 수익률이 떨어지는 점도 국내와 해외 리그를 나눈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신규 계좌가 하루에 2000개씩 유입되는 만큼 참가자 수도 계속해서 느는 추세다. 사용자들이 체류를 길게 하면서 매매도 많이 하게끔 유도하는 게 키움증권의 과제다. 실제 대회에 참가하는 이용자의 거래 금액은 60%가량 증가했다. 박 이사는 “앱에 오래 머무르면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다른 분들이 매매하는 걸 보면서 따라서 매매하게끔 유도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따금 불공정 거래가 적발되기도 한다. 박 이사는 “동일 IP에서 매수·매도 주문이 나오면 통정해서 사고팔았다고 본다. 그게 흔하게 적발되는 불공정 거래”라며 “동일 명의인의 복수의 계좌에서 사고파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증권사의 계좌는 거래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흥행이 걱정되지 않는 질문에는 “어려울 때일수록 고수들은 어떻게든 살길을 찾는다. 관전하기 위해서도 들어오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잘하는 분들은 어려울 때도 수익을 만들어낸다”고 답했다.
키움증권은 앞으로 키움영웅전을 PC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HTS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박 이사는 “PC나 모바일 양쪽에서 서비스 이용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올해 안에 런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