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낙원은 없었다. KT 롤스터는 또 고행길을 걷는다.
29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뒤 상위 라운드인 토너먼트 스테이지 대진 추첨이 진행됐다. 추첨자로는 ‘롤도사’로 불리는 DRX ‘베릴’ 조건희가 나섰다.
추첨 결과 젠지와 비리비리 게이밍(BLG),NRG e스포츠와 웨이보 게이밍(WBG)이 각각 첫 번째 브라켓에서 맞붙게 됐다. 두 번째 브라켓에서는 징동 게이밍(JDG)과 KT, 리닝 e스포츠(LNG)와 T1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대회 내내 동양권 팀들과만 맞붙은 KT인데, 토너먼트에 진출하자마자 이번에는 대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JDG와 맞붙게 된 셈이다. 토너먼트 내 유일한 서양팀 NRG가 반대편 브라켓으로 갔으니, 이들과 결승에서 맞붙지 않는 한 한국 내전 또는 한중전만 치르고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된다.
KT는 스위스에서 가장 대진 운이 없는 팀이었다. 첫 경기부터 중국 지역 2시드 팀인 BLG와 맞붙었다. 0승1패조에서는 한국의 디플 기아와 만났다. 디플 기아를 이긴 뒤에는 중국 지역 4시드 WBG와 3시드 LNG를 연이어 만났다. 스위스 최종전에서 다시 한번 디플 기아와 지역 내전을 벌인 끝에 토너먼트에 올랐다.
KT ‘기인’ 김기인은 29일 디플 기아를 잡고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은 직후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운이 워낙 안 좋았다. 스위스 4라운드를 진 뒤에는 ‘대진이 좋지 않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으로 (토너먼트에) 올라간 만큼 다 내려놓고 하고 있다. 누굴 만나든 열심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추첨자로 나선 조건희는 “8강 추첨의 좋은 기회를 얻어서 기쁘다”며 “스위스 스테이지로 경기 진행 방식이 바뀌고 나서 롤드컵을 조금 더 재밌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롤도사는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젠지와 JDG를 꼽았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