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해 “국가는 참사 때도, 지금도 희생자·유족 곁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모사를 통해 “159개의 우주, 159개의 세계가 무너진 그 날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보라색 리본을 단 이 대표는 “권력은 오로지 진상 은폐에만 급급하다 참사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면서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들은 오늘 이 자리조차 끝끝내 외면했다. 국가는 참사 때도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 곁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신속한 통과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 이번 추모대회는 단식을 마치고 지난 23일 당무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참석한 장외집회였다.
홍익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도 현장에서 유족을 위로했다.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불참했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김예지 최고위원은 개인 자격으로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도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인 위원장은 추모대회에서 참석자들로부터 거센 야유와 항의를 받았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50분쯤 김경진·박소연·이소희 혁신위원과 함께 추모대회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찾았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 차림을 한 인 위원장은 서울광장에 차려진 희생자 분향소에 헌화·묵념한 뒤, 1부 추모대회가 끝날 때까지 약 1시간 30분간 자리를 지켰다.
인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옆자리로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하기도 했다.
인 위원장이 1부 추모행사를 마치고 이석하자, 일부 추모대회 참석자들은 퇴장하는 인 위원장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야유를 쏟아냈다.
일부 참석자들은 “국민의힘은 사과하라”, “윤석열 정부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인 위원장을 향해 야유를 보냈다.
인 위원장을 향해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는 참석자도 있었다.
인 위원장은 퇴장 도중 국민의힘을 비난하던 한 남성이 그의 어깨를 손으로 밀치면서 잠시 휘청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추모대회에 불참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를 질타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치집회’를 운운하는 윤 대통령, 참사를 정쟁화한다며 손가락질하는 국민의힘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추모식 불참은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 없고, 이태원 참사를 수면 위로 올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며 “대통령이 오히려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국정감사 평가 및 향후 대응 방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와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함께 합의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인 혁신위원장이 당 혁신을 위해 이 문제를 함께 처리하자고 김 대표와 윤 대통령을 설득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장군 신용일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