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챈들러 역을 맡았던 미국 배우 매튜 페리(54)가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지역 일간지 LA타임즈와 CNN 등은 28일(현지시간) 페리가 로스앤젤레스(LA)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 당국은 이날 오후 4시쯤 “심장마비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페리의 집으로 출동했다가 욕조 안에서 의식을 잃은 그를 발견했다.
초기엔 그가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아직 명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약물이나 타살 정황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CNN도 “현 시점에서 범죄혐의는 없지만, LA 경찰 강도·살인 파트가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페리는 미국 배우 존 페리와 캐나다 언론인 수전 랭포드 사이에서 1969년 태어났다. 페리의 부모는 일찌감치 이혼했고, 그는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자랐다. 15세때 LA 이사한 페리는 고교 시절부터 코미디 연기에 관심을 가져 졸업 후 TV 시리즈 ‘세컨드 챈스’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스타덤에 오른 건 1994년 미국 NBC에서 방영된 시트콤 ‘프렌즈’에서 주연 챈들러 빙 역할을 맡으면서였다.
그는 냉소적이면서도 코믹한 연기로 큰 인기를 끌었고,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뉴욕에 사는 여섯 명의 젊은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시리즈 ‘프렌즈’는 제니퍼 애니스톤, 코트니 콕스, 리사 커드로, 매트 르블랑, 데이비드 슈위머가 함께 주연을 맡아 2004년까지 10년 동안 10시즌에 걸쳐 방영됐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프렌즈’는 미국 역사상 가장 흥행한 시트콤으로도 불린다. 한국에서도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대표적인 미드(미국드라마 시리즈)다.
페리는 그러나 알코올과 마약성 진통제 바이코딘 등 중독에 시달려왔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회고록 ‘친구들,연인들, 그리고 크고 끔찍한 것’에서 약물 중독과의 힘겨웠던 투쟁을 언급한바 있다.
그는 여러 차례 재활 시설에 들어갔으며 2018년에는 결장 파열로 목숨을 잃을뻔한 적도 있었고, 이후 약물을 끊었다고 적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