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하게 남은 제주 삼무공원 석탄용 증기기관차에 대해 제주 기후를 고려한 보존관리 방안이 수립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시 연동 삼무공원에 설치된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의 보존처리 계획 수립 및 보존처리 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는 석탄과 물을 싣는 탄수차가 뒤에 달린 텐더식 기관차다.
1944년 일본에서 제작한 뒤 미조립 상태로 국내로 가져와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 공장에서 조립했다.
부산~신의주를 비롯한 전국 철도 주요 간선에서 운행되다, 1967년 디젤기관차의 등장으로 퇴역했다.
지난 1978년 어린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기차를 볼 수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제주에 보내어졌다. 이후 현재까지 삼무공원에 설치돼 어린이도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당시 흑산도에도 사용이 중단된 기차를 보냈으나 지금은 제주의 304호만 남았다.
특히 제주 304호는 탄수차가 중유용으로 개조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국내 유일의 증기기관차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제주도가 보존처리를 추진하는 것은 2011년, 2017년에 이은 세 번째다.
이번 용역에선 부식되거나 도장이 떨어진 부분에 대한 정비와 함께, 제주 기후 특성에 맞는 보존관리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용역은 올해 말까지 이뤄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전문문화재수리업체를 통해 현재 상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문화재의 역사성, 가치, 심미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보존처리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